인형 옷을 입은 사람은 일반 관객들에게처럼
함께 사진 찍고 바이바이 하면 자신의 일은 끝납니다.
그런데 청년의 손을 잡고 자신이 쓰고 있는 탈을
만지도록 합니다. 장애 청년이 시력을 잃기 전
어릴 때 보았던 미키마우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해 주려고 얼굴을 만지게 했던 겁니다.

인형극을 하는 분들이나 놀이공원에서 일 하시는
인형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신체를 만지는 일입니다. 자존심도 상하고 때로는
탈 쓰고 있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그럼에도
저런 모습으로 반겨주는 것은 평소에 그가 일을 할 때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어울려 줄 수 있는 것은
어느 누구를 만나든 그 상대의 기쁨을 아는 열린
마음의 눈으로 보기 때문일 겁니다.

앞을 못 보는 청년과 눈으로 봐도 상대를 알지 못하는
두 사람은 지금 분명 마음의 눈을 뜨고 마주 보고
있을 겁니다.

이번 사순절을 보내며 지금껏 눈으로 보이는 것에만
집중해서 살아가는 사람들, 교회들과 마음들이
예수님을 통해 새롭게 뜨게 된 영의 눈으로
볼 수 있게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무리 세상적인 능력이 있어도 은혜의 세계를 모르면
새로운 생명의 것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성도라 하면 지금까지 산 것이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나의 나 된 것, 여기까지 살아 온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하나님의 최고의 사람이 된 것도 다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하나님을 거역하고 예수 믿는 사람을 핍박하는 일에
앞장 선 사람이 예수님을 만남으로 변화된 아니 완전히
새 생명으로 부활된 사람이요 복음을 전하는 자로
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는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라 간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의 시작이 되는 베드로 이후로 열두제자와
이후 오백여 형제에게 일시에 보이시고 그 후에
야고보에게 보이셨으며 그 후에 모든 사도에게와
맨 나중에 만삭되지 못하여 난 자 같은 바울에게도
보이셨다는 겁니다.

게바에게 보이셔서 시작된 복음의 사역,
이것이 이어지고 지금 우리에게도 보이실 것이고
앞으로 우리 후대에까지 보이실 예수님은 영원하십니다.
그 시작이 독생자 예수를 이 땅에 보내시고 죽음으로
우리를 살리셨으며 부활의 놀라운 은혜를 선물하셨음을
우리도 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 전체의 마무리를 바울은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고전15:58)고 결론을 짓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스스로 첫 열매로 맺고 시작하신
부활의 기쁨을 전하는 성도와 교회,
이 사순절을 지내며 택함을 받은 자로
주의 일에 최선을 다하여 가장 좋은 것을
가질 수 있는 자격을 갖추어서 우리가 오늘날
이 땅의 게바가 되어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