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한 닢이 참 예쁘게 반짝입니다.
우리 교회 로비에는 100원 동전 하나면
달달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자판기가 놓여 있습니다.
3주전에 일입니다....
주일예배를 인도하기 위해 교회로 들어섭니다.
사실 말씀 준비하느라 거의 밤을 새워서인지
입안이 까끌 합니다. 그때 누군가 슬그머니 내 손에
백원 동전 한 닢을 쥐어줍니다.
아! 남열 아저씨
중증 하지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클러치가 없이는 전혀 걸을 수 없습니다.
이틀에 한번은 투석을 받으러 가야 합니다.
그 남열 아저씨가 동전을 손에 쥐어주면서 그럽니다.
‘우리 목사님 내가 커피 대접해야지’
글을 쓰면서도 울컥 합니다. 참 마음이 고운 분입니다.
이전에는 성당을 다니셨답니다. 외진 밭에 앉혀서 창고로
쓰던 공간에서 홀로 지내셨습니다. 겨울을 나기 힘들 만큼
어렵다는 교인의 얘기를 듣고 무작정 찾아 갔습니다.
그리고 보일러에 들어갈 기름을 채워 드리고 쌀과 반찬을
마련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섬기며 한 겨울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말 못할 사연으로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없는
또 다른 장애인 한 사람을 들여서 함께 지내기 시작합니다.
몸이 아플 때면 망설임 없이 꼭 전화 달라했더니
늘 그 말이 고마웠던 모양입니다.
봄이 오고 나서 교회로 오셨고 그 후로
지금껏 주일 예배 한번 빠진 적이 없습니다.
지금은 임대주택으로 옮기셔서 근사하게 살고 있습니다.
홀로 지낸다던 다른 분의 어린 자녀들까지 집에 들여서
알콩달콩 새로운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런 고운 맘을 가진 남열 아저씨가 요즘 몸이 않좋습니다.
연세가 있으셔서 아마도 그런것 같습니다.
내 손에 쥐어준 그 동전이 나 잊지마요 하는 의미로
자꾸 마음에 남습니다. 혹시 그 동전으로 커피를 마시면
호로록 곁을 떠나갈 것 같아서 아직도 주머니에 넣고 있습니다.
그냥 지칠 때 동전을 슬그머니 만져 봅니다.
남열 아저씨 내년 여름에 우리 바닷가로
수련회 가기로 한 거 잊지 않으셨지요?
남열 아저씨랑 우리 장애인 가족들은 특별히
내 친구가 하는 멋진 팬션으로 따로 모실게요
갑자기 호로록 하고 떠나기 없기에요
아프면 나한테 제일 먼저 연락하라는 거
잊으면 안 돼요? 나 고집 센 목사에요
내 허락 없이는 아프지도 아니 아픈 건 괜찮은데
절대 호로록 떠나지만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