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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하루하루

가을이 깊다.

작성자 오지마을목사 등록일 2016-11-17 02:34:56 조회수 2,503회 댓글수 0건
파일 #1 20161117_014353.jpg 첨부일 2016-11-17 02:34:56 사이즈 357.1K 다운수 6회


가을이 깊다.
강의실로 향하던 발을 멈춘다.
상식이 없는 세상을 살아간다.
가르칠 자격은 있는지 참 못난 사람들
나이 먹은 사람들 그 안에 나도 들어있다.
그래서 아이들 앞에 서는 것이 때로는 부끄럽다.
하필 나이 값 못하는 부류에 속해 있다.
목사, 교수, 어느 자리건 더 이상 부끄러워서
내려와야겠다.

조금이라도 더 버티려고 짐짓
목사라는 호칭을 다른 말로 바꿀 말은 없을까?
교수라는 호칭을 다른 말로 바꾸면? 주책없는
생각으로 낙엽 위에 머물러 있다.
부르는 호칭이 바뀐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냐마는

생각 좀 하고 살자, 상식선에서 생각하자
요즘 골똘히 생각하는 것은 절대 주책없는
모습으로 나이먹지 말자는 마음이다.

이 가을 나무에 끝까지 매달려 있는 나뭇잎은
추하게 말라비틀어지고 칙칙한 색이다.
낙엽은 제 할 일 다 해서 바닥에 떨어져야 멋스럽다,
모여지니 아름답고 포근하다.

나와 같은 꼰대들아 할 일 다 했으면 떨어지자
추하게 매달려 있지 말고 바람이 스쳐도 버티지 말고
바람에 몸 맡겨서 바닥에 떨어지거든 잠잠히 있어
누군가의 사진 속에 남던지 또 다른 누군가의 시집.
책갈피에 끼워둔 추억이 되어주자.
그리고 잘 살았다 큰 숨 한번 쉬어보자.

선배 목사님들 나도 이젠 꼰대요
그러니 제발 힘 있는 척 하지 말고 조용히 내려앉읍시다...
지금 정도면 멋도 되고 퇴비라도 되지만 좀 더 늦으면
아무짝에 쓸데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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