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공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거울부터 봅니다,
그리고 세면을 하고 평소 잘 바르지 않던
로션을 덕지덕지 발라 봅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마음에...
혼자 웃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인데도 인사한답시고
‘어이구 이제 많이 늙으셨네요.’라고 말을 건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말 당혹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한 사람을 보면 나 보다 훨씬 늙어 보입니다.
당연 이제 60을 코앞에 둔 사람이 늙어야지
당연한 거 아닌가? 싶으면서도 못내 섭섭합니다,
사실 속으로는 욕 합니다. 뭐 이런 것이 다 있어?
나도 누구처럼 필러인지 뭔지 해야 하는 건가?
오늘 공연장에서 몇몇 목사님들이 오셨기에 인사를 나누다가
한 젊은 목사님을 보더니 누군가 ‘그 교회는 목사님이
젊으셔서 좋겠네요‘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얼른
돌아봤더니 다행이 내 아내는 아니었기에 다행이다
싶었는데 한편으로는 또 섭섭함이 분위기도 그래서
그럼 우리 그 교회로 다 옮길까요? 라고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슬그머니 자리를 뜨고 말았네요...
농담인 것을 알면서도 이젠 나이랑 외모 때문에
신경이 쓰이나 봅니다. 그렇다고 ‘당신들 섬기느라
늙었어‘라고 하기도 뭣하고 ’젊은 목사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학비다 뭐다 지원할게 많을텐데‘라고
말하기도 우습고 이제 나도 로션도 바르고 영양제도 먹고
틈나면 머리 염색도 해야 하나 봅니다.
이제 이런저런 말에도 살짝 자극을 받는걸 보면
이제 나도 늙기는 늙은 모양입니다. 나이 들면
괜한 노여움이 나이만큼 자란다더니 내가 그럼 모양입니다.
주책없게 늙지만 말자고 마음먹었었는데 이젠 탱탱한
피부에도 신경을 써야 할까 봅니다.
오호! 주님 오늘 밤 내게도 마음의 평안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