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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하루하루

2016년 12월 30일 - 파주에서의 5년, 그리고 2016년...

작성자 오지마을목사 등록일 2017-01-10 19:01:46 조회수 2,395회 댓글수 0건
파일 #1 크기변환_20161203_183924.jpg 첨부일 2017-01-10 19:01:46 사이즈 186.4K 다운수 1회

파주에서의 5년, 그리고 2016년...
올해의 마지막 새벽예배를 인도하고 돌아오는 길
스스로를 위로하기조차 힘든 내 모습에 허탈함이...

기대함도 없었고 단지 부탁을 받고 들어선 파주의 생활,...
아무런 계획도 없었고 6개월만 돌봐 달라는 부탁에
교회를 맡아 시무하고 자연스레 찾아온 어려운 분들을
만나고 섞이고 부데 끼며 살다보니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내 계획에는 없었지만 이미 20년전 파주가 어딘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그저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모습이
예쁘다는 생각에 몇 년을 차근차근 부어서 1순위가 된
주택청약 통장을 넙죽 들이밀고 분양을 받았던 지금의 내 집.

남이 살도록 10년 이상을 돌아보지도 않았었는데
지금은 내 보금자리가 되었고, 이미 나는 파주 사람이
되어 있으니 내 계획한 바가 아니오 이미 계획하셨던
일이라는 생각에 꼼짝 달싹 못하고 미련 맞게 살아 온
5년에 이제 또 한해를 더 얹으려 합니다.

그간 만났다 헤어진 관계들에는 스치듯 지나간 사람들,
마음 깊이 나누다가 떠난 사람들, 자신들의 목적만을
채우고 떠난 사람들, 내가 제일 좋다 찾아왔다가
내가 제일 싫다며 떠난 사람들, 그러다 다시 그래도
나 밖에 없다며 돌아오는 사람들, 아직도 내가 좋다며
뭔가 활용하려 찾아드는 사람들, 이런 저런 모습들에도
나는 지금 이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아프니? 마음이?
어렵니? 사역이?
힘드니? 사는게?
억울하니? 상황과 오해들이?
미안해 하지만 맡길 사람이 너 밖에 떠오르지 않아서‘

새벽예배를 마치고 아직 어두운 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 힘들다는 내 넋두리를 들으셨는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울리는 소리,

‘네가 아프고 어려워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이 무겁구나 하지만 지금도 너와 함께 하고 있단다‘
조용히 찬송합니다.“나는 갈길 모르니 주여 인도 하소서“

2년 전 바로 이맘 때 쌀을 전달해 달라는 기부자의 부탁에
파주시에 200포를 나르던 날, 또렷이 기억나는 사람,
설렁설렁 왜? 일거리 만드느냐는 모습과 거들먹거림에
발로 한번 찰까? 하는 마음까지 들게 했던 사람,
기자들이 나타나니 급작스레 태도를 바꾸던 사람, 이른 아침
그 사람의 소식이 카톡을 통해서 연신 날아오네요.
차라리 그때 발로 차주고 가르쳐 줄걸
교만은 폐망이고 거짓은 나쁜 것이라는 걸

나 역시도 혹여 잎사귀만 무성하고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일까 오늘도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목사인척 코스프레 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도인척 코스프레 하고 있지는 않은지
좋은 사람인 척, 돕는 사람인 척, 착하고 선한사람인 척,
요즘 코스프레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래도 괜찮다는 마음이 들까 다시 마음 고쳐 잡아 봅니다.

2016년 많은 일들 가운데 이렇게 한 해를 거저
살았으니 감사함으로 잘 마무리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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