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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하루하루

눈 내리는 금요일 새벽에..(이중성)

작성자 오지마을목사 등록일 2017-01-20 17:23:27 조회수 2,360회 댓글수 0건
파일 #1 20170120_083138.jpg 첨부일 2017-01-20 17:23:27 사이즈 164.7K 다운수 3회


이중성,
두 마음을 가진 자, 치사한 놈,
오늘 새벽 내가 나에게 해 주는 말입니다.

요즘 어느 유명 목사님이 우리나라에서 ...
자칭 3등이라는 유명 목사에게 미친놈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비난을 받던데 내가 나한테
쓰는 건 괜찮겠지요?

집에서 교회까지 정확히 10km,
평소 신호 잘 받으면 15분 거리를
40분이나 걸려 도착합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눈이 오시는데.
차는 계속 헛돌고 이리 미끌 저리 미끌
매일 새벽이면 달리던 길이 왜 이리 낯설게
느껴지는지 마치 처음 가는 길인 양,
답이 나오지를 않네요,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출발을 해서
여유 있게 도착 했음에도 이미 아내 혼자
길가를 쓸고 있습니다.

눈을 맞으며 교회 마당과 길가 입구의 눈을
치우면서 처음 파주로 왔던 2011년 겨울이
생각납니다....(손 녹이며 잠시 추억여행)

이렇게 눈이 많이 오시고 길이 미끄러우니
교인들이 차라리 새벽 예배에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교인들이 들어오기 편하라고 눈을
치우고 있습니다.(내 마음의 이중성?)

문득 버스 정류장을 향한 발자국이 보입니다.
우리 교회로 오는 길만 치우던 내 모습이
참으로 한심해 보여서 주택가 골목에서부터
버스 정류장까지 300m 가량을 헉헉 거리며
눈을 치우고 길을 냅니다.

멀리 신 집사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불편한 몸에 미끄러져 넘어질까 염려스럽습니다.

눈을 다 치우고 흠뻑 젖은 몸으로 예배당에
앉아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가장 먼 곳 광명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예배에
참여하는 공방 박 집사가 들어오고...

위험한데 오지 말지 하는 한쪽 마음이 있고
와서 기도하는 모습에 반갑고 눈물 나는 또
한쪽의 마음이 있고, 먼 곳에서 오는 나와
박 집사도 있고 장애가 있음에도 어두운 길
미끄러운 눈길을 걸어서 오는 신 집사가 있는데
눈이 쌓인 마당이며 교회 입구며 도로까지 다
쓸어놓았는데 새벽예배를 안와? 하는 또 한 마음
(이런 맘에 나는 순간 치사한 놈이 되고)...

그러다 문득 “이런 두 마음을 가진 이중인격자,”
나는 오늘 새벽 치사한 놈으로 잠시 되어 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아직은 어둡고 미끄러운 길에서
몇 번을 헛돌고 차 꽁무니가 반 이상 돌아가는
아찔한 일을 몇 번 겪고는 “그래 오늘 새벽에
교인들이 오지 않아서 다행이야 만약 사고라도 나면
어찌했을까? 하는 마음에 안도의 숨을 쉬며
혼잣말을 합니다.
“그래 역시 나는 치사한 놈이었어.“

참! 그리고 미친놈이란 표현을 했던 목사님
나도 동감하고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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