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게 취미를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한참 때야 안 해본 것 없으니 한참을 생각해야
골라 답할 수 있었고 계절마다 틀려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전혀 망설임 없이 곧 바로 답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딱 한 계절뿐이기도 하고...
그런데 올해는 사순절과 겹쳐서 아쉬움은 있지만
살짝 우울증 극복을 위한? 뭐 핑계 이러면서
집을 나섭니다. 호미와 작은 과도, 물병, 적당한 비닐봉지
준비 끝! 참 저렴한 취미?
하지만 나름 상당히 고급스러운 척.무엇일까요?
들나물 하는 게 취미에요
그나마 아는 거라곤 냉이와 달래 쑥 정도이니
복잡하지 않아서 더 좋아요~ 그런데 오늘은
생각지도 못한 큰 선물까지 얻었습니다.
아직 파주는 날씨가 추워서인지 냉이는 아직 작고
쑥도 안 보이고 그래서 그냥 천천히 뚝방 길을 걷다보니
이런 별천지가 있다니?
집 앞 개울이 늘 근사하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런 숨겨진 곳이 있었다니...
진입로가 전혀 없을법한 곳에 징검다리와
그 다리를 건너고 나니 너무도 한가로운
작은 공원과 갈대 숲 길이 와우!
벤취에 잠시 누워 하늘을 보니 그 하늘이
다 내 것이 됩니다.
역시 보물은 항상 곁에 있는 것인데
내가 보지 못하고 발견치 못해서
내 것이 아닌 줄 알고 살아온 날들,
원망치 말고 부러워 말고 내게 있는
보물들을 찾아 살아가는 마음.
아직 여린 냉이 넣고 끓이는 라면이
오늘 내게는 최고의 런치 스페셜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