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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9일 *젊은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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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지마을목사 작성일17-08-21 10:40 조회2,0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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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아빠*
결코 젊다는 소리 들을 나이는
아니지만 늙었다는 소리보다는
듣기가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목요일 숨이 차도록 뛰어 다니며
남열 아저씨를 입원 시키고 어제는
예배 준비와 주보를 만들고

오늘 다시 찾은 요양병원
많이 편안한 모습을 뵈니
참 좋습니다. 차라리 좀 더
일찍 모실 걸 하는 마음도 들고
하지만 아직도 치매를 인정하려
들지 않기에 강제적으로 할 수는
없었던 일.

내 얼굴을 보자마자 환히 웃으시며
‘목사님 저 때문에 많이 늙으셨어요.’
아마도 조금 미안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요 이틀 동안에 폭삭 늙었어요’
기저귀와 이것저것 챙겨 간 것을
장에 넣고 있는 아내를 보고는
‘고맙습니다’라고 병원이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넵니다.

TV를 등지고 누우셔서 TV좀 볼수
있게 해 달라시기에 간병인에게
부탁을 했더니 무안할 정도로
말귀 못 알아들으시고 무엇이 그리도
마음이 틀어졌는지 어르신들께
반말 해 대고 힘으로 일으키고
말 걸면 무시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도저히 그냥 지나치면 안될 듯싶어
‘선생님 어르신들 모두 환자십니다.
살살 다루셔야지요. 그리고 이 의족도 벗겨
드리고.라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말을 자르고 곧 바로 언성을 높이시는
간병인 “내가 얼마나 힘든 줄 알아요?”

‘선생님 힘든 거 알아요 그럼 힘들지 않게
편히 쉬시게 해 드릴까요?“ ‘어떻게요?”
‘그냥 퇴직 시켜 드릴려구요’ 이내 고분고분
해 지고 간호사 선생님들 들어오시고
TV 보실 수 있도록 방향 틀어 주시고

다 할 수 있는데 왜 그랬을까?
남열 아저씨 등에 쿠션을 데 드리고
안아드리며 이제 무슨 일 있으면
참지 마시고 바로 얘기하세요.“
살며시 내게 그러십니다.
‘젊은 아빠가 있어서 나는 참 좋아요’

늙었던 내가 한 시간 만에 젊은 아빠가
되었습니다. 교회 일을 보려 병원을
나서는 길, 로비에 걸린 거울을 슬쩍 보니
늙은 얼굴에 젊은 미소를 띈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얼굴이 서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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