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4-10 *3일치의 행복 3달치의 행복*
바람이 몹시 부는 날입니다.
돌풍인지 태풍인지 마당에 쌓아놓은
물건들이 쓰러지고 비가림막이...
찢어지고 참으로 험악한 날입니다.
건물주인의 과욕으로 작업장 지붕에
태양광 집열판을 붙인 것 때문에
지붕이 뜯겨 나가고 흙먼지 날리고
한창 바쁜 오후 일과 시간에 농인 한분이 찾아오셨습니다.
뭔가를 달라고 하는데 영 못 알아듣겠습니다.
한때는 단체장을 했었고 난 도왔고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
고소고발을 당하고 단체장에서 물러나고 지지했던 나 역시도 잠시
고충을 겪게 하더니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 왔습니다.
한참을 실랑이를 하다가
바람이 심해서 뭔가를 묶을 것이 필요해서 우리 제품중에
밸트라는 것을 달라는 것 같았습니다.
용도는 모르겠지만 다음 작업을 위해서스테이플러로 살짝 박은 것을 다시
미싱으로 단단히 박아서 원하는 만큼 주었더니 그제서야 좋다고 갑니다.
30분 이상을 허비했습니다. 하지만 분명 그 분은 3시간 걸릴 것을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3일치의 행복을 벌었습니다.
오늘 자폐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해서 미팅을 하고 취업을 승낙했습니다.
예온산업이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다른 곳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못한
3명의 청년을 우리는 품었습니다.
꽤 어려울 겁니다. 압니다.
하지만 우리마저 고개를 돌리면 그들과 부모는 또 한 숨으로 보내야 합니다.
석달간의 훈련 기간을 우리는 희생 아닌 희생을 해야 합니다.
그 희생이 분명 행복일 겁니다, 근로계약서에 싸인을 마친 그 부모님들의
눈가에 비친 미소띈 눈물을 보았습니다.
아마도 3년치의
행복을 가진 것 같은 모습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 출근을 얼마나 기다릴까?
나 역시도
그리고
예온의 가족들도 기다리겠습니다.
우리의 석 달 치의 행복과
그들의 3년 치의 행복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