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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하루하루

21-01-03 * 흑 역사가 될지 빛이 될지 *

작성자 오지마을목사 등록일 2022-05-10 14:34:25 조회수 1,175회 댓글수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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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역사가 될지 빛이 될지 *
그건 아무도 모른다.
홀로 드리는 주일예배,
그 시간 교회는 텅 비어있다.
참 답답한 일이다.
나중 이 일들이 흑 역사가 될지
스스로들을 돌아 볼 빛의 역사가 될지.
더해서
태안 숙소의 지하수는
꽁꽁 얼어서 단 한방울의
물도 없다.
기도순례를 위해 지난 여름
보아둔 근처 등산로 입구
화장실이 떠올라 물을
담을만한 것은 다 들고
달려가 물을 받는다.
세면대에서 받으려니
페트병으로 받아 차까지
날라야 한다. 몇번이고
문득 떠오른는 어린시절.
동네의 불문율이 하나
있었다. 동네에 하나뿐인
물을 파는 수도집 아들과는
절대 싸우면 안된다 혹여
싸우더라도 이기면 안된다.
새치기가 끝발이었던 시절,
우리집 물초롱은 한시간이
지난 뒤에 가도 꼴지에  놓여
있었다. 한 성질 하시는내 모친,
어떤 일에도 절대 지지 말라고 하셨던
자존심 하나로 버티시던 분이
늘상 수도집 아들에 한해서는
참는게 이기는거라 내게 가르치셨다.
참을게 따로 있지...
그러던 어느날 왜?
우리 물초롱이 자꾸 밀리는가
따져드는 내게 거지 같은 놈이라는
말을하는 수도집 아들에게
참지 않아도 된다고 줄에서
물초롱을 빼들고 가시는 어머님이
힘이 되서 놈을 발로 차버리고...
이후 나와 모친은 꽤나 멀리
떨어진 쌍동이 우물로
물을 길러 다녔다.
지금처럼 추운 겨울에도
'물지게와 물초롱' 이름은
참 예쁘고 추억이 될 만한데
내게는 아픔이고 흑 역사다.
눈길에 미끄러져 물을 쏟아
어쩔줄 몰라하는 내게 '아들
네 덕분에 우린 돈 안내는
우물물 먹잖아 괜찮아'...
지금 내 모습이 또 세월이
지나고 나면 흑역사일까?
아니면 빛이되어 귀감이 될까?
아 손시려워 지금 이 순간은
흑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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